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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소식지/사람들 이야기(Interview People)

[3호] 라디오, into the 마을 "안해봤기 때문에 더욱 설레고 기대가 됩니다"

[소식지 3호] <라디오, into the 마을> 교육 참여자 인터뷰

"안해봤기 때문에 더욱 설레고 기대가 됩니다"






[편집자 주]


'사람들 이야기(Interview People)'에서는 매 월 정기적으로 우리마을 미디어문화교실 참여자 인터뷰도 함께 연재하고 있습니다. 지난호에 이어 네 번째로 관악FM에서 수업을 받고 계시던 참여자 세 분을 직접 만나 보았습니다. 이곳에서는 ‘라디오, into the 마을 - 지역에 밀착한 OSMU형 방송프로그램의 실질적 실행’라는 이름으로 공동체라디오 방송국인 관악FM에 코너 하나를 만들자며 실제에 가까운 라디오 수업이 진행중입니다. 마을을 생각하고 고민하는 모임이 지속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 순하님과 관악구 토박이로 무슨 말씀이든 씩씩하게 하시는 현숙님, 사업을 같이 하다가 보니 어느새 참여자가 되어 미디어 활용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을 갖고 계신 은경님을 만나 주부들의 막강파워 수다를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글, 편집 : 석보경(우리마을 미디어문화교실)

사진촬영, 녹취 : 박예슬(한국예술종합학교)

디자인 : 최미라(우리마을 미디어문화교실)






Q.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공순하(이하 순하) : 2학년, 4학년 아들 둘의 엄마 공순하입니다. 이 수업에서 남들이 물어보기 어려운 것을 물어보는 역할 정도를 하고 있어요. 궁금하면 물어보는 편이에요.

조은경(이하 은경) : 조은경입니다. 6살, 7살 된 아이들이 있고요. 저는 기관 대 기관으로 관악FM을 알게 되었는데, ‘시소와 그네’라는 영유아 복지 시설에 근무하는 근무자에요. 관악FM과 사업을 같이 하게 되면서 이 미디어교육에 참여하게 됐어요.

박현숙(이하 현숙) : 10살, 13살 딸 둘을 둔 박현숙입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있어서 책이나 이런 것들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지역에서 하는 동아리 활동을 했어요. 그러다 이런 쪽에도 관심을 갖게 되어서 기자단을 하고, 이제는 미디어 교육에 참여하게 됐어요.



Q. 우리 마을 미디어 문화 교실은 어떻게 알고 참여하게 되셨나요? 함께 하는 분들도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은경 : 기자단 수업을 하다가 이런 교육이 있다고 해서, 수업의 연장으로 생각하고 신청을 하게 됐어요. 다른 참여자분들은 한 분은 미디어 교육에 참여를 하신 분이고,

현숙 : 두 분은 공고를 보시고 참여 의사를 밝히셔서 저희와 다르게 미디어 교육부터 바로 참여하셨어요. 반 수 이상이 주민 기자단과 겹쳐있어요. 기자단 수업을 받고, 마을 미디어 쪽에서 하는 미디어 교육에 참여하게 됐고, 다른 분들 두 세 명이 같이 하게 됐어요, 여러 가지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미디어교육을 통해서 역량강화는 훨씬 된 것 같아요.





Q. 1기 수업과 2기 수업에 대한 소개와 기억에 남는 것들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은경 : 2기는 오늘 시작한 거라 비교가 조금 어려워요.

현숙 : 오늘 같은 날은 직접적인 교육보다 사회 현상이나 우리 생각 같은 것을 들어보는 날이었는데, 앞으로의 수업도 그런 거 위주로 가지 않을까. 사고의 전환이라든가 하는 필요한 것을 찾아가면서 저희가 주도적으로 들어가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교육 자체가 생각을 끌어내는 교육이 될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변화했으면 하는지. 공동체, 마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가 해 나갈 수 있는 희망적인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순하 : 창의적인 마인드맵으로 생각해보기 뭐 이런 것들이요.

현숙 : ‘마을 미디어 공동체’ 마을이 들어가니까 마을과 마을 주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 보시더라고요. 앞으로 이 교육이 끝나갈 때쯤엔 사고의 전환도 되고, 교육 받은 것을 응용해서 무엇이든 해보려는 의지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요.



Q. 가족 분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현숙 : 이제 글 쓰는 것 같은 부분은 조금씩 할 수 있으니까 아이들에게 지적을 하게 돼요. 문장이 안 맞는다든지. 또 국어에 논술이라든지 토론이라든지 인터뷰하는 게 나오더라고요. 그럼 거기에 대해서 제가 한 마디하면 아이들이 아는 척 한다고 하면서도, 그래도 우리 엄마가 뭔가 하고 있구나하고 생각해요. 오늘 참여 못하신 분은 시부모님들에게 처음 기사가 나왔을 때 보여주니 이왕 할 거면 더 열심히 해서 기사를 더 쓰라고 하셨다고 해요. 안 그럴 것 같았는데 뿌듯해하시는 것 같다고 그런 말을 하셨어요. 이제 교육 있는 날에는 늦게 가도 되고, 집에서 밥 챙겨주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해주는 거 같아요.

순하 : 교육 시간 자체가 오전이라서 뭐 이렇게 교육 받는다고 얘기를 하지 않았어요. 아이들한테 엄마는 항상 바쁜 사람이에요. 가족들의 반응보다는 내가 스스로 많이 얻어간다, 상식이 많아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른 나라의 사례도 많이 들으면서 상식이 쌓여가는 것 같아요.

은경 : 애들이 다 학교, 어린이집 가있는 시간이고 주부들이 편하게 나와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10시-12시에요. 그래서 가서 무슨 활동을 하는지 우리가 직접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무엇을 하는지 잘 몰라요. 성과물이 나오기 전까지는.

현숙 :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어요. 순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해야지 교육을 받는 분도 변하고, 받는 분이 변해야 주변에도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해요. 주부들이라서, 어떤 분은 남편이 한 번은 자꾸 어디에 돌아 다니냐라고 물어서 인터뷰하러 가는 얘기나 활동 하는 것들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더니, 남편이 다르게 본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시간만큼은 개인의 시간으로 인정하고, 일처럼 생각을 해준데요.



Q. 관악구에 사신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은경 : 결혼하고 부터니까 8년차 됐어요.

현숙 : 저는 토박이에요. 3-40년 살았어요.

순하 : 결혼해서 5년 다른데 가서 산 거 빼면, 거의 20년 살았어요.

현숙: 많이 변했어요. 달동네였던 곳도 이제는 다 아파트가 생겼어요.



Q. 동네에 대한 소개나 자랑을 해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순하 : 그것도 고민이 되네요. 우리 동네의 자랑.

은경 : 관악FM, 라디오 공동체 같은 지역 방송이 있다는 게 큰 도움이 되고, 자랑스러워요.

현숙 : 자랑이라면, 아직 동네에 빈부차가 크지 않으니까 서로 도와가면서 필요한 정보가 있으면 공유하고, 아이들도 서로 봐주는 정이 있어요. 반면에 독거노인 내지 어려운 사람들, 맞벌이도 많다보니까 아이들 두고 나왔을 때 걱정되는 부분도 있어요. 신림동이나 봉천동 같은 동네를 보면 여러 성과 관련한 피해들이 있으니까. 좋은 면도 있고 나쁜 면도 있어요. 그래도 아직은 이웃사촌이 통용되는 지역인 것 같아요.

순하 : 주민 참여와 관련된 회의를 하면 다양한 곳에서 오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우리 지역에 풀뿌리 단체가 상당히 많구나했어요. 관악구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많고, 관악구를 발전시키기 위해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좋은 점이 아닐까. 그리고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주민이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직접 활동하시는 분들이 참 많구나 느꼈어요. 이런 것들이 자산인 거 같아요.



Q. 동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은경 : 너무 자잘한 것들, 일상적인 거라. 저는 산 시간이 너무 짧아요.

순하 : ‘주사랑 공동체’요. 취재를 하게 된 교회에요. 미혼모들이 아이를 키우지 못하게 됐을 때, 베이비 박스에 넣어두면 교회에서 아이를 돌봐 주는 거예요. 그런데 아이들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그것 때문에 취재를 나갔어요. 이런 게 있다는 건 좋지만, 유기되는 아이들이 많아지는 건 슬펐어요.

현숙 : 취재하게 된 게 아이들이 너무 많아지는 걸 보고, 베이비 박스가 유기를 조장하는 게 아닌가 해서였어요. 급박하지 않은 사람도 아이를 버리게 된다고 언론사에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게 사실인가 해서 가게 됐어요. 구청 측 입장도 들어보고, 아이들도 보고 했는데 이게 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저인지와 같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는 문제였어요. 해결점을 찾기도 어려웠고요.

순하 : 당장 해결하기는 힘든 것이었어요. 계속 사회적으로 시간을 들여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어요.

현숙 : 저는 신림동 순대타운이요. 맨날 거기에 가서 먹고 놀고 했는데, 현대화된 건물이 생기면서 비싸지고 맛도 덜해졌어요. 그리고 도림천이 생긴 거요. 자전거길이랑 휴식터 같은 것들이 생겼어요. 처음에는 부정적인 생각도 많았는데, 산책로도 있고 하니까 좋았어요. 근데 비가 오면 돌이 다 헤집어지고, 다리도 넘치고, 가끔 냄새도 나고. 오래 지켜보니까 달라지는 것들이 눈에 보이더라고요. 이게 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오래 산 사람들은 예전이 좋았는데, 뭐 하니까 이런 문제가 생겼네하는, 문제가 생기는 걸 볼 수 있는 눈이 생겼어요. 오래 살고 애착을 가지니까 또 그와 관련된 집단도 생겨나고요.



Q. 교육 중에 특별히 재미있던 일이나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은경 : 상반기 교육 중에 정해진 인터뷰 대상자가 아니라 거리로 나가서 직접 인터뷰를 하고, 편집을 하는 과정들이 있었어요.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 거 같아요. 누군가의 목소리와 생각을 직접 들어본다는 것.

현숙 : 전문가적인 장비를 갖추고 가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준비가 되어있는 것도 좋았어요. 녹음 장비를 가져가서 녹음도 하고, 편집도 해보고.

은경 : 편집을 해서, 구성 대본도 직접 작성해보면서 방송이라는 것이 이렇게 구성이 되는구나 하는 것들을 배웠어요. TV만 보고 생각 없이 지나갔던 것들이 이런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구나라는 걸 알게 됐죠.

현숙 : 결과가 나오는 것에 대한 쾌감이 있어요.



Q. 방송을 만드는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순하 : 안 해 본 것에 대한 설렘, 기대가 더 많았어요

은경 : 저희가 아줌마잖아요. 그래서 인터뷰를 하다보면 오히려 더 재밌어요.



Q. 2기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기대되는 점이 있나요?


현숙 : 1기, 2기 개념이 아직 없어요. 지난 수업의 연장선상에서 더 깊이 있게 많은 것을 배우는 것.

은경 : 주부들이다 보니까 컴퓨터 프로그램을 하나 다운받아서 그것을 사용해보는 것이 힘든데, 전문적 프로그램을 다운받아서 같이 실습을 해보는 데에서, 내가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해야 하나. 또 그것들을 통해서 성과물을 만들어낸다면 기자선상에서 저희들한테도 플러스가 될 것이고.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설렘, 기대감이 있어요.



Q. 방송이 나가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현숙 : 목표가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자 예요. 프로그램에 관심이 가는 분을 초청해서 하자.

은경 : 그런 것까지 얼마든지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고요. 어느 주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보면, 이것들이 방송으로 나간다면 주부들이 100% 공감을 할 거라고 생각해요. 역량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예전에 모의방송을 해본 적이 있는데 너무너무 즐거웠고 다들 잘 해서 깜작 놀랐었어요. 핵심을 딱 얘기하는 주부들을 보면서 헛되지 않았구나 생각했어요.



Q.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신가요?


은경 : 주부들의 난상토론이요. 주제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주부들의 입을 통해서 주부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주부와 관련된 것들은 너무나 다양하잖아요. 남편, 자식, 고부간의 갈등, 교육 등등 너무나도 다양한 내용이지만 이것들을 가지고 난상토론을 했을 때 청취자들이 듣기에 굉장히 공감이 되는 얘기들이거든요.

현숙 : 그리고 의견차가 다 있잖아요. 다 다른 의견들이 있으니까 다각도로 생각할 기회가 생기는 것 같아요. 저 사람은 저렇게 하는데 나는 이렇게 하자라는 판단도 할 수 있고,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게 되는 거죠. 자신을 한 번 되짚어 볼 기회도 되고요. 이런 게 난상토론의 매력이지 않을까 싶어요. 난상토론을 통해서 다른 이면도 있구나, 이런 방법이 있겠네, 이런 문제가 있겠네라고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관심이 없는 사회 문제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주부들이 생각할 기회도 갖고요. 어떤 것에 대한 문제의 해결점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특별히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해주세요.


현숙 : 다른 수업을 들으시는 분들은 만나보고 싶어요. 교류를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순하 : 이 모임이 꾸준히 오래 유지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마을을 생각하고, 고민하는 모임이 지속됐으면 좋겠어요.

현숙 : 어떤 큰 방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좋은 방향으로 오래 지속돼서 저희들이 무엇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순하 : 변화를 만드는 데 일조를 했으면 좋겠어요.

현숙 : 항상 이런 모임들이 결과 때문에 오히려 거기에 부딪혀서 결과가 안 좋아지더라고요. 결과가 없으면 다들 무엇을 했나 이런 생각을 하는데, 결과가 아니라 변화하는 자체를 긍정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국장님도 장기적으로 계획을 갖고 계시더라고요. 우리도 그런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된다고 생각해요. 현실이 복닥거리다 보니까 엄마들도 되게 시야가 좁아지거든요. 순간순간 봐야하니까. 근데 거기서 좀 탈피할 수 있었으면 해요. 오래 지속되고, 변화하고, 마을 주민들까지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은경 : 저는 기자단을 꾸려 진행하는 한 기관의 입장으로서 주부들의 역량에 굉장히 놀랐어요. 내 가족, 내 자식에만 관심이 있는 아주머니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기회들을 통해서 다양한 분야에 주부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그것에 대해 놀랐어요. 지금 집에서 나 자신을 찾지 못하고 오직 가족에게만 희생되는 주부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서 활동을 할 때 가정이 변하고, 지역이 변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것들에 내 시간을 투자하고, 참여를 해서 주부들로 인해서 세상이 조금씩 바뀌는 것이 보였으면 좋겠다. 그런 희망을 갖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다른 동네 분들이나 주부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겠다, 그럼으로써 세상이 조금씩 변화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하고, 권유하고 싶어요. 주부들이 교육에 참여하고, 공동체에 참여하는 것이 나와 우리 가족, 지역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입장이에요.



Q. 바쁘실텐데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순하, 은경, 현숙 : 네, 수고 많으셨어요.



'사람들 이야기(Interview People)'에서는

매월 우리마을 미디어문화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풀뿌리단체 및 참여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인터뷰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우리 교육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알리고 공유하고 싶은 분들께서는 아래의 연락처로 문의해 주시면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 우리마을 미디어문화교실 사업단: scmedu2012@gmail.com/  070-4352-6379